
최근, 페이스북에서 재밌는 제목으로 시선을 잡는 웹자보가 있다. ‘옆집에서 온 선물’, ‘7월의 크리스마스’, ‘강무홍의 그림책 여행’, ‘정희양장점’ 등 그 내용이 쉽게 연상되는 듯하나 살짝 들여다보면 또 다른 이유의 미소를 짓게 된다. 바로 ‘상상공간 별-짓’에서 탄생한 것인데, 왠지 이름대로라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출처이기도 하다. 코로나 19로 인해 만나지 못하는 소중한 이웃, 친구, 가족 등등에게 마음을 전하는 옆집에서 온 선물 & 7월의 크리스마스, 솜씨 좋은 정희씨의 치마 만들기 수업 등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이웃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는 ‘수작부리다’ 프로젝트의 기획자, 박미숙관장을 만나 ‘상상공간 별-짓-’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고양시청 본관 뒤 주교동 주택가에 자리잡은 ‘상상공간 별-짓-’. 2층 창밖으로 나부끼는 깃발이 그 위치를 알린다. 2005년 10월에 개관한 어린이도서관 ‘책놀이터’로 처음 자리잡은 박미숙 관장은 당시 고양청년회 활동을 하면서 어린이도서관 운영의 꿈을 꾸게 되었고, 저소득층 아동이 가장 많았던 주교동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상의 삶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박미숙 관장은 지역 아이들이 책으로 노는 그들의 일상 공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어린이도서관 책놀이터에 담았다고 한다. 오랜 기간 그렇게 어린이들의 놀이터로 존재해오다 어른들의 놀이 공간인 ‘상상공간 별-짓-’(이하 별-짓-)으로 바뀐 지 3년째. 벌써 어른이 되어 함께 술잔을 기울일 수 있을 만큼 커버린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한 세대 넘게 켜켜이 쌓아온 별-짓-은 책놀이터와 ‘문화기획협동조합 별책부록’이 공동 운영하는 생활 복합 문화 공간이 되어 어른들의 일상을 담아 가고 있다.


“가끔, 어쩜 자주 우린 별책부록 때문에 책을 사기도 하죠. 그런 즐거움과 재미를 줄 수 있는 플랫폼이 되고 싶어 시작하게 되었죠”
김호석 고양시 평생학습 팀장(이하 김) : 이곳은 오랫동안 어린이도서관 ‘책놀이터’로 자리를 잡아 오다가 이제 어른들의 공간으로 변신하였는데요. ‘문화기획협동조합 별책부록’이란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었나요? ‘별책부록’ 소개를 해 주시죠.
A. 박미숙 관장(이하 박) : 문화기획협동조합 별책부록은 패브릭 아티스트, 쉐프이자 사진작가, 음악가, 부동산 전문가, 그래픽디자이너, 도서관 관장 등 이어지기 힘든 다양한 영역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친해지게 되면서 만들게 된 협동조합이에요. 처음부터 대단한 계획을 갖고 시작한 단체가 아니에요. 우리가 서로 재밌는 활동을 하면서 이런 활동의 플랫폼이 되어보자는 취지로 시작된 모임이에요. 우린 각자 본업이 있지만, 함께 재밌는 활동을 하는 것이 삶의 큰 의미와 가치를 준다고 생각해서 모이게 되었죠. 우리가 하는 재밌는 활동들이 마치 별책부록 때문에 본 책을 사는 재미와 별책부록을 손에 넣을 때의 설렘과 같다는 발상에서 ‘별책부록’이라고 짓게 되었어요.

Q. 김 : 별책부록은 자유롭게 주제를 바꾸며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는 창의적인 시도가 가능하니 이름만 들어도 기대하게 되는데요. 이 곳에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이름이 있는데요. ‘상상공간 별-짓-’, 별책부록과 같은 맥락인가요?
A. 박 : ‘상상공간 별-짓-’이라는 이름은 이 공간을 아끼는 사람들이 낸 생각들을 모두 담아 만들어졌어요. 별짓을 다 해도 되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별’과 ‘짓’의 음절 뒤에 있는 막대(하이푼)은 서로 연결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Q. 김 : 저는 별과 짓에 사이의 공간, 막대가 주는 의미가 특별한 것 같아요. ‘별별 짓을 다 할 수 있는 재밌는 곳이구나’라는 생각도 들지만, 상상을 실현하는 별을 짓는 공간이란 뜻도 보여요.
A. 박 : 맞아요. 별을 짓는다는 것도 포함되고요. 특별한 별 같은 일들을 연결하는 곳, 별 같은 사람을 연결하는 곳, 이런 생각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탄생한 이름이에요.
Q. 김 : 책놀이터와 별책부록을 담기에 충분하고 적합한 이름이네요. 관장님은 이름을 잘 지으시는 것 같습니다. 최근, SNS를 통해 자주 만나게 되는 이름이 ‘수작부리다’ 인데요. ‘수작부리다’도 궁금증을 유발하는 이름입니다. ‘별-짓-’ , ‘별책부록’과 어떻게 연계되는 이름인지요?
A. 박 : 전 이름을 지을 때 재밌는 이름에 가치를 담고 싶어요. ‘수작부리다’는 프로젝트명이었어요. 경기도 생활문화 플랫폼 사업명이었죠. 첫 시작은 2016년. 그러니까 그땐 ‘별-짓-’이 없던 시절, ‘별책부록’이 기금사업을 받아 진행했어요. 우리끼리만 재미있기보다 많은 사람이 참여하여 함께 하는 플랫폼을 만들자는 취지였어요. ‘수작부리다’는 손으로 작업한다는 수작의 뜻에 ‘재밌게 놀다’를 부여해서 20여명 모여서 ‘수작부리다’를 시작했어요. 손으로 삶을 재밌게 만드는 프로젝트인거죠. 문화를 바탕으로요.
Q. 김 : ‘수작부리다’는 손으로 작업하다는 뜻 외에 술잔을 건넨다는 의미가 있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술잔을 건네며 서로의 향기를 전하는 행위를 뜻하기도 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별책부록’이 기획하신 수작에도 서로의 즐거움을 전달하는 활동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활동으로 시작된 수작이었습니까?
A. 박 : 일상적으로 문화를 꿈꾼다는 게 어렵게 다가왔었어요. 예술과 문화는 어떻게 다르지? 그럼 생활문화는 뭐지? 이런 궁금증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어떤 활동을 하면 좋을지 키워드를 찾았죠. 버려지는 것에 주목해보자, 손으로 만드는 재미에 집중해보자, 그리고, 더 다양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 함께 하자, 이렇게 세 가지를 중심으로 기획을 했어요.
예술 강사를 양성하는 것이 아닌, 촉진자의 개념으로 배운 것을 널리 퍼뜨리는 거죠. ‘나무로 수작부리다’, ‘모아서 수작부리다’. ‘천으로 수작부리다’, ‘악기로 수작부리다’ 이렇게 4가지 꼭지로 잡았어요. 저마다 수작에서 주는 재미와 의미는 생각보다 훨씬 컸어요. 배움이라는 것이 그저 앎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치관, 성장, 확산 여러 가지 변화를 경험하게 한다는 걸 알았어요.



Q. 김 : 즐거운 수작이었네요. ‘별-짓-’에서 일어나는 ‘수작부리다’ 활동이 관계성을 좋게 하고 서로 발전하게 하는 매개가 된 것 같습니다.
A. 박 : 네. 각자의 직업과 생활에 충실하며 흩어졌던 사람들이 ‘수작부리다’로 모여 재밌는 수작을 부리는 것이 일상이 되었어요. 의무도 없고 부담도 없는 즐거움과 재미를 매개로 서로가 연대하는 것 같아요. ‘수작부리다’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에너지 덕이죠. 그래서 ‘수작부리다’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넣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정희양장점’같이요.
Q. 김 : 지금까지 박미숙 관장님이 걸어오신 길이 결국은 학습이 일상으로, 일상이 학습이 되는 경험의 길이었네요. 관장님은 작년부터 고양시 평생학습 현장에 깊이 관여해 오고 계시는데요. 관장님에게 평생학습은 어떤 의미일까요?
A. 박 : 전에는 평생학습을 생각하면 강사와 수강생이 떠올랐어요. 일방적인 교수 방법의 패러다임에 익숙한 거죠. 그런데, 평생학습은 곧 배움이고 그 가치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어요. 수강생과 강사와의 관계가 학습이 아니라는 걸 안거죠. 누구나 강사이며 누구나 학습자라는 간단하고 매력적인 시스템이 곧 평생학습인 것 같아요. 그 가치를 확산한다는 것이 바로 평생학습의 실천이자 핵심이구요.

Q. 김 : 다양한 삶에서 우린 서로 배우는 게 맞는거 같습니다. 관계에서 배우는 계기를 발견하고 함께 배워가는 일상을 살아가는 거죠. 관장님께서는 그것을 몸소 실천하고 계시네요. 고양시민들의 배움, 일상의 학습을 위해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A. 박 : 서로 다른 것을 판단하고 경계하며 살던 삶을 살던 제가 아이들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어요.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아이들은 무언가를 발굴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과정을 가진다는 거예요. 삶 속에서 발견한 것을 서로 나누면서 함께 무언가 해 보는 힘을 만드는 것 같아요. 서로 학습하는 사람들은 경계도 없어요. 강사와 수강생이라는 경계를 허물어야 온전한 평생학습이 된다는 걸 알았어요. 그 경계를 허물고 배우는 즐거움을, 그런 경험을 갖기를 바랍니다.
Q. 김 : 새로운 것을 찾지 말고, 새로운 눈을 가지라는 말씀이시군요. 마지막으로, 관장님은 어떤 시민으로, 어떤 학습자로 고양시에서 살아가고 싶으신지요?
A. 박 : 저를 표현하자면, 깊이 배우지 않고 다양한 호기심을 채우는 ‘산만한 학습자’라고 말할 수 있어요. 전 상상공간 별-짓-도 다양한 별을 지을 수 있는 산만한 곳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공간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일상의 변화를 경험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별-짓-이 되는 거죠. 그리고, 전 계속 산만한 학습자로 다양하고 재밌는 배움을 즐길 거에요. 그리고, 시민들의 활동성을 어떻게 확장시킬 것인가, 어떤 활동성을 가지고 싶은지 고민하게 할 것인가를 담는 촘촘한 정책이 설계되고 실천되기를 바라요. 저도 그런 정책을 실현하는데 함께하는 민간영역이 되기 위해 열심히 수작을 부릴 거에요.
Q. 김 : 자신의 향기를 담은 잔을 건네는 수작, 고양시민이 서로 수작부리는 평생학습 현장을 열심히 구현해주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상상공간 별-짓-에서 지금도 누군가가 즐겁고 재밌는 수작을 부리고 별을 짓고 있으리라 상상해본다.


(글/사진) 임은정 l 사부작 사부작 웹진 기자
(인터뷰) 김호석 l 고양시 평생학습센터팀장(교육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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