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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을 지키는 사람들

아름다운 고양시에는 예술적 가치가 높아 문화재로 지정된 분들이 있습니다.

우리 전통검 환도의 장인 ‘홍석현’

(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62호 | 지정일 : 2017.11.27 )

우리 전통검 환도의 장인 홍석현

환도는 전통시대의 무기를 비롯, 벽사용, 의장용으로 두루 쓰였던‘큰 칼’을 일컫는 용어로 유래는 무척 오래되었으나, 조선시대에 들어 집중적으로 만들어졌던 전통 도검입니다. 조선시대의 환도는 날이 한쪽만 있으며 허리에 찰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무기로 주로 사용되었지만, 왕실에서는 벽사용이나 의장용으로도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이중 의장용 환도는 수려한 모양에 화려한 장식이 더해져 단순한 무기의 차원을 넘어 아름다운 공예품의 경지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이 환도의 제작을 중앙에서 관리했습니다. 무기의 제작을 담당하는 관청인 군기감(軍器監)에 전문 장인인 환도장(環刀匠)을 두어 궁중을 비롯, 수도에서 필요로 하는 환도를 만들었습니다. 환도를 만들던 관청인 군기감은 현재 서울 시청 근처의 프레스센터 자리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환도는 수천년에 이르는 우리 역사 속에서 국토와 민족의 안위를 수호해온, 호국애민의 정신이 살아 숨쉬는 소중한 문화유산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17년 11월 27일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62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사인검

사인검(국립고궁 박물관 소장품 재현)

2010년(경인년)1월(인월)인일 인시 사인에 맞추어 제작하여 형태는 국립중앙박물관소장품의 사인검을 재현하였다. 칼의 한 면에는 28수별자리와 다른한 면에는 산스크릿어의 주문이 금상감 되었다. 코등이에는 옴마니반베훔의 육자진언이, 병부간지에는 부적이 입사되어 벽사의 주술적 용도로 제작된 검이다.

환도장의 세계

이 분야에 대한 무관심 속에서 면면히 이어져온 환도장의 계보는 자칫 명맥이 끊길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특히 환도의 제작은 공정이 복잡하고 까다로워 기능의 전승이 몹시 어려운 나머지 전통 기능을 완벽하게 보유하고 있는 장인조차 드문 것이 현재의 실정입니다.
환도의 제작에는 접철, 담금질, 연마 등 철을 다루는 기술 이외에도 목공예, 나전, 칠, 입사 등 무려 20여 가지에 이르는 수많은 기능이 필요합니다.
조선시대에는 각기 다른 분야의 능숙한 장인들이 협력하여 한 자루의 환도를 제작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러한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 모든 작업을 한 사람의 장인이 해 낼 수밖에 없습니다.
전통 도검을 혼자만의 힘으로 재현해 낼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환도장’이 드문 것은 바로 이런 까닭입니다.

우리 시대의 환도장 홍석현

이런 상황에서 환도장 홍석현은 조선시대의 환도를 혼자만의 기능으로 완벽하게 재현해 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는 반세기에 이르는 긴 장인 생활을 통해 이 많은 각각의 기능을 습득하고 하나로 아울러 전통 도검의 재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환도장입니다.
홍석현은 43년 전인 1968년 나전칠기로 장인의 세계에 입문, 이미 나전칠기 장인으로 일가를 이룬 후 1985년 새롭게 전통 도검의 세계에 눈을 떠 환도장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도검의 제작이 어느 한가지 기능만으로는 결코 해 낼 수 없는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이후 각 분야의 수많은 장인들을 찾아다니며 칼을 제작하는데 필요한 갖가지 기술을 전수받았습니다. 특히 그를 환도장으로 이끈 홍의윤을 비롯, 사인검의 명장 유적선, 경찰청 도검허가 1호였던 전용하, 도검의 대가 임명길 등 당대를 대표하는 전통 도검 제작의 명인들로부터 직접 사사받음으로써 그의 기능은 더욱 폭과 깊이를 더해갔습니다.
그는 특별히 선조들의 얼이 살아있는 전통 검의 재현에 혼신의 정열을 쏟아왔습니다. 틈 나는대로 전통도검에 대한 문헌사료를 섭렵하고 전국의 박물관을 돌며 남아있는 유물을 직접 대면하며 연구를 거듭했습니다.
이러한 각고의 노력을 통해 익히고 개발한 기법으로 그는 이미 숱한 우리의 전통 도검을 재현해왔습니다. 신라의 김유신 장군, 조선의 이순신 장군, 의병장 곽재우 장군의 도검을 복원한 것을 비롯, 시대를 훌쩍 거슬러 올라가 백제의 무녕왕릉에서 출토 된 환두대도, 가야고분에서 출토된 단봉환두대도, 용봉문 환두대도, 신라시대의 삼혁환두대도 등 주옥같은 우리의 보검들을 차례로 복원해냈습니다.
또한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벽사검이자 의장용 검이었던 사인검(四寅劍), 운검(雲劒), 별운검(別雲劍), 칠성검, 환도 등 다양한 조선검을 복원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 2003년 제28회 전승공예대전에서 는 그가 복원한 조선시대 사인검으로 최고 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습니다. 그는 오늘도 지난 1993년에 문을 연, 자신의 공방에서 우리 전통 도검의 완벽한 복원을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