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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호 궁궐을 통해 다시 배우는 우리 역사 -화정도서관 ‘길 위에 인문학:슬기로운 궁중생활’

시스템관리자 2026-03-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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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왕의 나라였다’는 익숙한 상식을 뒤집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강의를 통해 조선의 정치는 절대왕정이 아니라 철저한 신권(臣權)의 견제와 균형 속에 운영되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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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화정도서관에서 운영 중인 『슬기로운 궁중생활: 궁궐을 중심으로 살펴본 조선의 역사, 음식, 그리고 그림 이야기』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주관하는 ‘길 위의 인문학’ 사업에 선정된 프로그램으로, 총 11회에 걸쳐 조선 왕실의 삶과 문화를 인문학적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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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에서는 조선시대를 주식회사에 비유하여, 태종·세종·선조·정조 등 국왕들의 정치 운영을 기업 CEO에 빗대어 설명하였습니다. 태종은 수성에 능한 경영자로, 세종은 양적·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룬 혁신 리더로 평가되었습니다. 반면 선조는 인재는 많았으나 리더십 부재로 인해 실패한 경영자에 비유되었습니다. 이런 접근은 역사적 내용을 쉽고 흥미롭게 전달하였고, 평소 지루하게 느껴졌던 국사 수업과는 전혀 다른 인상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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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왕권 중심의 조선’이라는 인식과 달리 실제로는 신권이 더 강력하게 작용했던 시대였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왕의 하루 일과에 포함된 세 차례의 ‘경연’, 반대를 전문으로 한 ‘간관’ 제도, 사후에 평가받는 ‘묘호’와 절대 수정 불가한 ‘실록’ 등의 존재는, 조선시대 임금이 철저히 제도적으로 통제받는 위치에 있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성종, 중종, 선조 등 여러 왕들이 붕당정치와 사화, 환국 등으로 신권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는 점, 숙종이 실질적인 왕권 강화를 꾀한 몇 안 되는 사례였다는 점 등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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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강의는 정치 제도뿐 아니라, 조선 왕들의 삶의 양면성을 조명하는 데에도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매일 수차례 학문을 수양하고, 신하들의 견제를 받아야 했던 왕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즐겼던 취미 생활—예컨대 숙종의 고양이 사육, 성종의 매사냥, 고종의 커피와 당구 애호 등—은 왕 또한 인간적인 고뇌와 일상을 지닌 존재였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전달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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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조선에는 독살 가능성이 제기된 왕이 9명에 이를 만큼, 왕권을 둘러싼 권력 암투와 위협이 상존했던 시대였다는 점 역시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로 다가왔습니다. 이처럼 역사라는 큰 틀을 인문학적 질문과 상상력으로 풀어낸 강의는, 단순한 과거 지식 습득을 넘어 오늘날의 정치·사회 구조를 이해하는 데에도 통찰을 제공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조선의 왕은 모든 권한을 가졌지만 실제 권력은 제한되어 있었다”는 강사의 설명이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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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도서관이라는 친숙한 공간에서, 시민 누구나 무료로 이처럼 깊이 있는 강의를 접할 수 있었다는 점은 고양시 평생교육의 힘을 실감하게 해주었습니다. 도서관은 이제 책을 빌리는 공간을 넘어, 삶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시대를 이해하는 인문학적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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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의 평생학습은 그런 의미에서 단순한 취미나 여가를 넘어, 시민 각자의 삶과 세계를 넓혀가는 ‘공적 배움’의 실천장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번 강연은 그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길 위의 인문학’이라는 이름처럼, 이 강연은 조선시대를 통해 오늘의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여정이었습니다. 누구나 일상 속에서 배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만드는 고양시 평생교육의 이런 기획들이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지길 바랍니다. 시민이 주체가 되어 삶의 안목을 넓혀가는 평생학습의 길 위에서, 더 많은 만남과 성장이 계속되기를 기대합니다.
 

 


글 | 정수민 사부작 사부작 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