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깊어지는 가을날, 대화도서관에서 열린 조우리 작가의 북토크 <슬픔이 지나간 자리>에 참여했습니다. 총 20명의 소규모 인원이 모인 북토크에 처음 참여하면서 긴장 반, 설렘 반의 마음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강한 비가 내린 다음 날이라 그런지 옷깃을 세우게 되는 쌀쌀한 주말 오후였습니다.

주제 도서는 조우리 작가의 <얼토당토않고 불가해한 슬픔에 관한 1831일의 보고서>였습니다. 조우리 작가는 2018년 비룡소 블루픽션상, 2020년 사계절문학상을 수상하며 청소년 소설 작가로 데뷔했으며, 주로 청소년을 등장시키는 소설을 집필하고 있습니다. 이번 북토크에서는 동생이 실종된 후 삶이 무너진 주인공 현수가 슬픔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다룬 이 도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북토크는 김리나 독서토론 강사의 사회로 시작되었습니다. 대화도서관에서 청소년과 함께 독서클럽을 운영하면서 이 도서를 첫 도서로 선정해 읽은 후, 작가님과의 만남을 마련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북토크에는 독서클럽에 참여한 중학생들도 자리를 함께해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작가에게 왜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쓰게 되었는지 묻자, 조우리 작가는 자신의 10대 시절을 이야기했습니다. 우울증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던 그 시절의 기억들을 바탕으로 청소년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소설로 풀어냈다고 합니다. 또한, 청소년 자녀와 그 친구들, 그리고 글쓰기를 가르치던 학생들과의 교류를 통해 청소년에 대한 깊은 관심과 공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책이 탄생하게 된 계기는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작가는 라디오에서 엄마를 잃고 슬퍼하는 중에도 치킨 냄새를 맡고 치킨을 시켜 먹었다는 사연을 듣고, 절망 속에서도 삶을 이어가게 만드는 아이러니한 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휴가 중 실종된 영국 소녀와 아버지가 범인으로 몰려 초동 수사를 놓친 사건이 미제로 남았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행복한 순간에 갑자기 절망이 닥쳐오는 삶의 아이러니를 소설로 풀어내고자 했다고 합니다.

(출처: 고양시 도서관센터 누리집)
청소년 문학에서 '슬픔'이라는 주제는 무겁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작가는 슬픔을 늦게 경험하는 것이 결코 더 낫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슬픔을 겪음으로써 사람은 더욱 입체적이고 깊이 있는 인물이 되며,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도 가능해진다고 했습니다. 독서는 이러한 감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해주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조우리 작가는 독서를 "누군가의 마음에 내 마음을 포개는 것"이라고 표현하며, 독서의 의미를 멋지게 설명했습니다.
1시간 동안 이어진 북토크가 끝난 후에는 참석자들과의 Q&A 시간이 마련되었습니다. 작품과 캐릭터, 소재 구상에서부터 구체적인 인물 탐구, 작중 인물이 실존 인물인지에 대한 질문까지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한 중학생 독자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며 Q&A 시간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었습니다.

소수 인원만 참석하는 북토크는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오히려 작가와 도서에 대해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작가가 들려준 책의 뒷이야기와 집필 배경은 이 북토크에서만 들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고, 이를 통해 책과 작가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졌습니다.
평생교육의 가장 좋은 파트너는 역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독서는 우리 삶에서 끊임없이 배우고 학습하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나와 다른 인생 속에서 새로운 생각과 경험을 배우며, 공감과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마무리하며 큰 울림과 공감을 주었던 책의 한 문장을 남기고자 합니다. 이 메시지가 여러분에게도 위로와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불행이 다가오면 움직여선 안 돼. 반응하지 말고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거지. 아침밥 먹고 점심밥 먹고 저녁밥 먹고. 최대한 그대로 지속하는 거야. 모든 것을. 알겠어?”
- 조우리, <얼토당토않고 불가해한 슬픔에 관한 1831일의 보고서>, 문학동네, 2022, 120-12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