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는 책의 판권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을 만난다
책에 관한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기에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지난 2023년 6월 8일(목) 19시부터 21시까지 대화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진행된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이 프로그램은 ‘2023 제10회 대한민국 독서대전’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으며, 이야기장수 이연실 대표가 진행을 맡았다.

비 오는 저녁 도서관에 모인 사람들
비 오는 저녁 시간에 약 40명의 사람이 도서관에 모였다. 고양시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선착순 40명을 참가자로 모집했는데, 빠른 마감은 물론 대기인원도 10명이나 되는 인기 프로그램이었다. 올해 고양시에서 독서대전을 개최하며 홍보가 많이 된 덕분이기도 하지만, 책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출판은 편집자, 마케터, 서점 직원이 만든 화음
프로그램 <편집자, 판권에 등장하는 모든 이들을 만나는 사람>은 '책의 A to Z 출판부터 마케팅까지'의 5강좌 중 첫 번째 강의이다. 강사는 출판계에 있는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말은 "증쇄를 찍자"라는 말이라며 이야기의 서두를 시작했다.
재미있는 책이라고 해서 반드시 잘 팔린다는 보장이 없는 출판계이기 때문에 협조적인 담당 편집자, 기발한 아이디어를 짜내 움직이는 마케팅, 작품을 사랑하고 밀어주는 서점 직원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 세 박자가 제대로 화음을 내면 작품(책을 작품이라고 표현했다)의 운명이 바뀐다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책을 만드는 사람을 조율하는 사람
강사는 약 17년간 책을 만들어오면서 얻은 경험으로부터 '편집자는 책의 판권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일을 조율하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책임 편집자는 책 제작과 관련된 팀원 모두와 열린 마음으로 대면하면서 자체 검열을 통해 자신을 점검하고, 책의 얼굴을 고민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소설가를 꿈꿨던 강사는 1년만 근무할 생각으로 문학동네에 입사했으나, 책을 만드는 일이 너무 재미있어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며 웃었는데 그 웃음이 이해된다.
출판에 관련된 업무를 간단히 언급하면, 기획의 시작은 덕질이며, 작가와 공감하며 소통해야 하고, 투덕거리며 원고를 완성한다. 교정은 정답이 있으나, 교열은 정답이 없다. 교열의 근거는 있어야 하며, 개악하지 않아야 하고, 교정과 교열은 초교, 재교, 삼교, KO교까지 총 4번의 과정을 거친다. 윤문은 문장에 살을 더해주는 작업이며, 리라이팅은 꼭 필요한 내용이 빠졌을 때는 추가하고 내용의 정점을 만들어준다.

좋은 책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 사람들
출판은 상대방의 좋은 점을 잘 찾아내는 천생 이야기꾼, 실력 있는 편집자, 센스 있는 마케터 그리고 잘 파는 출판사가 같이 아름다운 곡을 연주해야 한다. 강사는 편집자가 등장하는 영화 '지니어스(2017, 드라마)'의 영화 대사 "그저 글을 좋게 바꾸고 있는가? 그저 변형시키고 있는가?" 를 소개하면서 편집자의 자긍심과 어려움, 그리고 책 만드는 일의 기쁨과 슬픔에 대해 말했다. 책이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 곁에 오는지 실감이 났다.
영상이 대세가 된 지금, 책을 읽는 사람이 줄고 종이책 판매도 감소하였다. 그래서 출판계는 수익 창출에 대한 고민이 많아 최근에는 판권 판매에 관심이 있으며, 동네책방의 존재 의미, 독립출판의 매력에 대해서도 말했다. 공감되는 이야기다. 잘 팔리는 책이 좋은 책이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래서 잘 팔리지 않을 것이 예상되어도 꼭 만들어야 하는 책이 있고, 세상에 나와야 하는 책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책을 만들어 우리 곁에 보내주는 출판계의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글) 박종금 사부작사부작 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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