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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호 일상에서 인문학하기

시스템관리자 2026-03-11 37

일상에서 인문학하기

 윤고은 작가의 일상에서 이야기 발견하기


언제부턴가 어디서든 인문학 온기가 가득하다.


요즘 들어 자연과학에 반대되는 의미의 인문학이 각광을 받는 것은, 어쩌면 오미크론의 광풍 속에서 한없이 나약한 인간의 애처로움을 대신하고자 함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고양시 거점 평생학습센터 한양문고 주엽점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진짜 인문학’이 매달 첫 번째 월요일에 펼쳐지고 있다. 3월은 윤고은 작가의 최초 에세이 〈빈틈의 온기〉를 중심으로, “일상에서 이야기 발견하기”를 테마로 북토크가 진행되었다.


먼저 작가의 프로필을 살펴보면,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소설가. 라디오 디제이. 지하철 승객. 매일 5분 자전거 라이더. 길에 떨어진 머리끈을 발견하면 꼭 사진으로 남겨야 하는 사람. 책이 산책의 줄임말이라고 믿는 사람. 소설집 〈1인용 식탁〉, 〈알로하〉,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 〈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과 장편소설 〈무중력증후군〉과 〈밤의 여행자들〉, 〈해적판을 타고〉를 썼다. 또한 한국 최초로 번역추리소설 부문에서 ‘영국 대거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라디오 〈윤고은의 EBS 북카페〉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작가는 분당 미금역에서 일산 주엽역까지 왕복 4시간을 전철을 타고 출퇴근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20명 정도의 사전 예약자들만이 참석한 북토크에서 작가는 엉뚱한 상상이 글로 채색되어 소설이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빈틈의 온기〉 속 ‘지각자들의 연대’를 살펴보자. 아홉 개의 자아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작가는  십 년 전 고등학교에서 창작 수업을 진행할 때, 비 때문에 생긴 교통체증으로 수업종이 친 다음에야 교문 앞에 도착한다. 그 이후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문을 통과하자마자 탱탱볼처럼 복도로 튀어갔다. 한달음에 교실 앞에 도달했지만 차마 앞문을 건드리지도 못했다. 뒷문을 빼꼼 열고 들어가 보이는 책상 아무데나 엉덩이를 들이밀 뻔했다. 갑자기 뒷문을 열고 난입한 선생 때문에 놀란 아이들의 표정 그리고 한바탕 폭소가 그나마 내게 용기를 줬다. 그 힘을 조금씩 모아 나는 교탁 쪽으로 전진했다. 아이들은 내가 교탁에 이를 때까지 지치지도 않고 진심으로 웃어 주었다.


독자들은 작가의 책을 읽으면서 피식거리기도 하고, ‘나도 그랬는데’ 하면서 동감한다. 빈틈도 많고 엉뚱하기도 하고 조금은 말도 안 되는 블랙 코미디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 한 편이 따뜻한 온기를 받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머리를 감을 때 영감이 떠오르고 샴푸질을 하면서 이야기를 버무리고, 출근길 지하철에서는 에세이를 쓰지만 퇴근길 지하철에서는 기절하듯 잠자는 작가는 팔색조의 매력을 뿜어 대면서 근사한 봄 산책을 권하고 있다.


마스크 없이 어떤 곳에도 도달할 수 없는, 우리는 참 이상한 시절을 살고 있지만 이것 또한 지나갈 것이고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i>“우리는 어떻게 하면 삶을 사랑할 수 있을까요?”</i>

<i>
</i>

<i>이야기가 시작되는 순간은 모아두었던 단상이다.</i> 


작가의 현란한 손짓과 수다가 넘쳐나는 고양시 북토크에서, 

가운데 맨 앞줄에서 미동조차 하지 않고 경청하고 있는 나이 든 남자의 뒷모습 빈틈에서, 

인문학의 진한 온기를 느끼는 오늘이다.


이야기가 시작되는 순간 홍보물


윤고은 작가 북토크


(글) 김기섭 l 사부작 사부작 웹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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