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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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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호 [인터뷰] 행복한 덕은동 가꾸기 협의회 안희정 대표

시스템관리자 2026-03-11 15

[인터뷰] 행복한 덕은동 가꾸기 협의회 안희정 대표

<i>“대표님~! 저 출발했어요. 곧 봬요!”</i>

<i>“어머! 맞다. 오늘이죠? 하하”</i>

<i>인터뷰 약속이 추석 연휴가 끝난 바로 다음 날 아침 일찍이었던 탓이었을까?</i>

<i>괜스레 부산스레 서둘러 집을 나서게 된다.</i>

<i>안희정 대표의 목소리는 차분한 듯 톡톡 튀고, 밝은 듯하면서 진중하다.</i>


덕은동이 내겐 그다지 익숙한 곳은 아니었지만, 어느새 큰 건물과 빌라들이 속속 들어와 동네를 채웠다. 좁고 가파른 아스팔트 길 끝자락에 평화롭게 자리를 잡은 공간이 눈에 띈다.


김호석 평생학습센터팀장(이하 김) : 대표님의 많은 활동과 영향력을 보고 여러분이 추천해주셨어요. 대표님의 동네살이와 다양한 활동 경험을 들으러 왔습니다.


안희정 행복한덕은동가꾸기협의회 대표(이하 안) : 제 경험이요? 들어주신다니 제가 감사하네요. 우리 동네와 비슷한 상황이 있는 분이나 여러 사람에게 공감과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요.


 : 고양시를 삶의 터전으로 결정하는 분들은 보통 생활편의나 교육편의 등의 인프라가 형성된 곳을 선호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어떻게 덕은동이라는 곳을 터전으로 결정하시게 됐어요?


 : 아이 학교 문제로 마포구에서 은평구로 이사했다가 아파트가 싫어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던 차에 덕은동이라는 곳을 우연히 알게 되었어요. 아이 학교를 거점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반경 안에 있는 동네였죠. 그때 덕은동은 생활편의시설이 전혀 갖춰진 곳이 아니었어요. 완전 시골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생활의 중심이 덕은동이 아니어서 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조용하고 서울과 가까워서 선택하게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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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손 내밀어 준 어르신 덕분이죠.


 : 그렇게 선택했던 덕은동이 이젠 삶의 중심이 되었네요. 무엇이 대표님을 덕은동에 깊숙하게 들어오게 했나요?


 : 덕은동에 입주하는 신축 빌라의 분양 조건이었던 어린이공원이 무산되면서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단합하게 되었죠. 그때 동참을 독려하는 주민의 손에 이끌려 동네에 스며들게 되었고 어느순간 내가 1인 시위, 시의원과의 대담, 마을 잔치 등을 하고 있더라구요.


 : 그 경험은 대표님뿐만 아니라 주민과 마을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겠군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 큰 변화가 있었죠. 여러 가지 전환의 계기가 되었어요. 주민들은 그 경험을 통해, 마음을 모으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알게 되었어요. 우리가 원하는 동네를 만들 수 있겠다는 희망과 믿음이 생겨난 거죠. 이후에 자발적인 참여는 물론이고 구체적인 제안과 실천을 이어갔습니다. 영화평론가를 비롯하여 주민들이 재능기부를 발 벗고 나서면서 ‘덕은학당’이 세워지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죠. 무료가 대부분인데 가끔 소액의 학습비(몇천원)를 받아 강사비로 지급하며 덕은학당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몇 년째 진행한 동네 어르신들의 그림 공부는 지형적 조건으로 심리적 거리감이나 단절감이 있던 윗동네와 아랫동네 마을 사람들의 마음이 열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자발적 기부와 회원가입 그리고 마을활동 참여가 동네 문화로 자리잡기 시작했어요. 동네 어르신이 덕은동 변화의 핵심 동력이었다고 할 수 있죠.


 : 짧은 기간 동안 마을에 아주 많은 변화가 있었군요. 대표님의 덕은동 마을살이는 앞으로 어떻게 변할까요?


 : 사람들은 제가 마을을 바꿔놨다고들 하시죠. 그러나, 마을이 저를 바꿔 놓았어요. 마을에 관심을 가지게 한 것도 마을 사람들이었고요. 동네살이가 즐겁다는 걸 알게 해 준 것도 이웃이었어요. 물론 주민들과 함께한다는 것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아요. 가끔 지치고 힘들어지는 순간들이 있기도 하죠. 그러나 또 사람들에게서 에너지를 받고 지쳤던 마음을 추스르게 돼요. 나와 같이 마을 활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이 사람들이 지치지 않게 활동할 수 있는 시스템과 지원을 위해 고민을 하고 있어요. 도시재생 활동가들, 마을공동체 활동가들, 동네 아이들... 모두가 활동을 멈추지 않고 지속발전가능하게 하는 동네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동네 꼬마들에게 소소하게 용돈을 주는 수준이더라도 덕은동 장학재단을 만들어 활성화시키고 싶기도 하고요. 같이 살고 싶어지는 마을, 죽을 때까지 행복하게 살고 싶어지는 동네가 되게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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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마을의 생명력, 평생학습


 : 활동가, 조력자들이 늘어나고 그들이 지치지 않게 하는 시스템과 지원, 아이들이 자라 계속 살고 싶게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단 말씀이네요. 그런 시도 중 하나가 덕은학당과 같이 학습을 매개로 사람을 엮고 시너지를 일으키는 방식이군요. 주로 어떤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나요?


 : 다양한데요. 그중 요가가 가장 효과가 좋았어요. 어르신들이 요가를 배우면서 정말 행복해 하셨죠. 참여도 매우 열정적이었구요. 다들 그러한 프로그램에 갈증이 있었던 거죠. 그래서 지원사업에도 도전하게 됐고요. 그러나 공모사업이나 지원사업은 행정 절차가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다시 하고 싶지 않았어요. 결국, 마을공동체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기로 했어요. 지금은 코로나로 원활히 운영되지 못해 아쉽지만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끊기지 않고 지속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자체 운영 프로그램의 끈을 놓지 않고 이어가고 있지요. 고양시에서 참여 학습자가 적어도 이렇게 소외된 지역에도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더욱 관심 가지고 운영해주시면 좋겠어요.


 : 고민을 나누거나 공동체 사람들과 관계하는 방식 자체가 학습활동이죠. 사람들을 연대하게 하고 공동체성과 애착심을 확대시키는 도구로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는 것이 과제가 되겠어요. 학습이 다양한 매개로 활용되어야 하는 부분에 대한 고민은 어떠신가요?

 : 고민은 늘 이어오고 있고, 해마다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요. 동네마다 다른 학습 욕구를 반영해서 프로그램을 기획하려고 해요. 그리고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한 수익사업(반찬사업)을 마을공동체에서 도전해보기도 하고요. 마을이 살아 움직이고 공동체가 활성화가 되는 만큼 자부심과 관심도 커지더라구요. 그러나 골목마다 관점도 다르고, 합의 과정도 다르기 때문에 모두가 같은 크기로 만족하고 행복해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지금까지의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마을 사람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으로 동네활동에 참여하고 서로 소통하면서 덕은동은 계속 성장하는 것 같아요.


 : 덕은동 주민들의 성장과 발전의 핵심 동력은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 사람이죠. 서로 모이자고 내밀고 맞잡은 손들이 결국 핵심 에너지인거죠.


 : 그렇다면 대표님에게 평생학습은 무엇인가요?


 : 힘이에요. 윗마을, 아랫마을 사람들을 만나게 하는 힘이요. 학습을 통해 마음을 열고 에너지를 모았잖아요.


<i>단어 하나에 마음이 움직이고, 한 번의 만남으로도 심장이 뜨거워질 수 있는 것이 사람과의 관계였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 준 인터뷰였다. 내민 손을 잡게 하는 힘이 학습이라는 안희정 대표의 말처럼 내민 손을 잡은 법, 손 내미는 방법을 배우는 연수 프로그램은 없을까? 윗마을 어르신 아랫마을 젊은 부부가 함께 마을 잔치를 즐기는 그 덕은동의 힘이 고양시 골목 골목마다 흩뿌려지길 바래본다.</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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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가을 아침햇살이 뜨거워질 즈음 인터뷰는 끝났다.</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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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덕은동의 평화로운 가을바람에서 따뜻한 사람 냄새가 나는 것 같다.</i>




  

(글/사진) 임수정 l 사부작 사부작 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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