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통합검색

정담

정담

2021년 4월호 [인터뷰] 고양시작은도서관협의회 백정희 회장

시스템관리자 2026-03-11 15

어김없이 싱그런 봄은 찾아왔고 코로나 일상이 어느새 무뎌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만나고 소통하는 우리의 마음은 오히려 적극적이고 활발해지고 있다. 

비대면 소통의 도구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향상되고 있기도 하지만, 다양한 방법을 간구하는 노력이 더욱 간절하다는 것을 이미 서로가 느끼고 있지 않은가.

다양한 집콕 생활, 어디까지 해 봤나가 안부가 된 요즘이다. 화상 수업은 물론 홈트(홈트레이닝), 랜선투어(화상으로 하는 여행), 랜선 바자회 등 다방면의 비대면 활동이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면 독서 생활에도 변화가 찾아왔을까? 

오늘은 고양시작은도서관협의회장인 백정희 회장님께 작은도서관의 변화와 그 속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하자. 코로나 상황을 고려하여 비대면 서면 인터뷰로 진행되었다.


백정희 고양시작은도서관협의회장


임은정 웹진기자(이하 임은정) : 서면으로라도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먼저, 아주 기본적이고 개념적인 질문을 먼저 드리고 이야기를 시작할까 합니다.고양시 마을 곳곳에서 작은도서관을 만날 수 있는데요.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이 다르다는 것은 시민들이 많이 알고 계시긴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이 다른지 알고 있는 분은 많이 없으신 것 같습니다. 그 차이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먼저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백정희 작은도서관협의회장(이하 백정희) : 첫 질문부터 어렵네요. 도서관법에 의하면 공립 공공도서관의 시설 및 도서관 자료기준에 미달하는 곳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아주 단편적인 정의라고 볼 수 있는데요. 작은도서관은 공공의 영역을 담당함과 동시에 책을 매개로 이용자들과 보다 밀착된 소통을 하는 것이 주요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임은정 : 보다 밀착된 소통을 하는 것이 매력이라고 하시니 좀 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어집니다. 그렇다면,마을에서 작은도서관의 기능과 역할은 무엇일까요? 백정희 : 다양한 세대가 함께하는 공간적 기능이 매우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책 문화 활동, 동아리 활동, 돌봄 그리고 마을 공동체 활동 등이 세대를 잇고 삶을 공유하는 매개가 되고 작은도서관은 그 실현의 현장이 되는 거죠. 모든 세대가 누리고 즐기는 곳이 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것이 그 역할 중 하나입니다.


예다움 작은도서관 : 풍동 식골공원숲에서 마을사람들과 숲놀이-2019.9월


임은정 : 책이 매개가 되어 다각도의 소통이 일어나는 곳이군요. 독서 습관을 위해 공교육에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백정희 회장님은 책을 언제, 어떤 계기로 좋아하게 되셨어요?


백정희 : 제가 당연히 책을 좋아할거라고 생각하시는거죠? 시골에서 자라서 교과서 외엔 별로 책을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언젠가 세계고전문학 전집을 볼 기회가 있었어요.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펄 벅의 ‘대지’ 같은 책을 읽었는데 무슨 내용인지도 몰랐죠. 몇 년 전부터 다시 고전문학의 매력에 빠져있어요. 두꺼운 고전문학이 많아서 읽는 속도가 더디지만 읽을 책이 많아 꾸준히 읽어가려고 해요.


임은정: 독서를 권장하는 이유가 사람에게 영향을 많이 주기 때문이라고 하죠.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걸까요?


백정희 : 일단 책 앞에서는 모두가 겸손해지는 것 같아요.(하하~) 그래서 도서관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따뜻한 분들이 많죠. 책의 선한 영향력이라고 봐야 할까요? 그리고 글 속에서 만나는 영감은 힘이 느껴지기도 하고, 시공간을 초월하여 경험이 연결되는 느낌이 강렬하죠. 작은도서관의 활동이나 배움은 그 지역의 특징과 이용자들의 욕구에 따라 기획되기 때문에 훨씬 더 다양하고 영향력이 큰 것 같아요. 공감과 연대감이 책에서 느끼는 에너지와 감동을 확장시켜 준다고 할까요?


임은정 : 무슨 말씀인지 잘 와 닿습니다. 그러면 기억에 남는 사례 하나를 소개해주시죠.

 

백정희 : 작년에 마상공원 작은도서관에서 기획한 ‘시작하는 글쓰기’를 소개할게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글 좀 써보고 싶잖아요. 동화작가님께 일상의 글쓰기 노하우를 듣고 매 시간마다 10분씩 글을 쓰는데 놀랍게도 그 짧은 시간에 글을 완성하는 분들이 있었어요. 그리고 각자 쓴 글을 발표하는데 쓴 분도 듣는 분도 모두 울고 웃고...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죠. 올해는 동아리로 성장해서 매주 한편의 글을 써서 공유하는데 부끄러운 글이고 힘들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더라구요. 글동무들이라고 부르며 지금은 온라인으로 만나지만 서로의 글을 읽고 나누면서 응원한답니다. 이런 활동이 작은도서관의 힘이죠.


마상공원작은도서관 ‘시작하는글쓰기’ 출판기념회 – 2020년


임은정 : 공감과 연대감이 에너지와 감동을 어떤 식으로 확장시키는지 상상이 가는데요.


백정희 : 이런 것이 바로 평생학습인 것 같아요. 작은도서관이 지역의 평생학습 거점 기관으로 그 기능과 역할을 한다는 것은 바로 일상 속에서 학습이 일어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일방적인 교수자와 학습자라는 이분법적 개념이 아닌 서로가 함께 배우고 즐기는 것이죠. 이런 일상이 이어지는 것이 삶인 거겠죠?


임은정 : 회장님께서 평생학습의 개념과 경험을 잘 짚어주시고 설명해주셨는데요. 백정희 회장님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무엇인지요?


백정희 : 사실 학습이라는 단어를 별로 안좋아해요. 저는 일방적인 의미로 느껴지더라구요. 배움이라는 말이 더 좋아요. 손으로 꼼지락 거리는 이런저런 일들을 좋아하는데 퀼트를 배웠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작은도서관 활동을 하면서 마을사람들과 친해지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죠. 그리고 인생에서 큰 의미가 있었던 배움은 수화에요.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어 배웠는데 나중에는 ‘농아인의 친구들’이라는 모임에서 농아인과 콘서트도 하고 서로 이해하는 시간을 보냈어요. 갑자기 모두 보고 싶어지네요.


임은정 : 사람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의미 있는 사례나 경험의 학습자나 이용자가 있으신지요?


백정희 : 딱 꼬집어 말할 수 없이 그때마다 다 의미가 있었는데요. 작은도서관을 통해 성장해가는 모든 사람들이 작은도서관의 자랑이자 보람인 것 같네요. 늘 가슴에 기억되기도 하고요. 이곳은 서로의 관심과 애정으로 만나게 된답니다. 서로의 재능을 발견하고 극대화하고 펼칠 기회를 만들죠. 그리고 마을 활동가로 또 새로운 사람들과 이어지고요. 작은도서관의 밀접한 관계 형성과 주체적인 참여의 경험이 모두 우수 사례이자 의미있는 이용자이시죠. 


임은정 : 말씀을 들으니 작은도서관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유지되면 좋겠다는 바램이 간절해지는데요. 작년은 코로나로 운영이 많이 어려웠겠어요. 작년에 비해 올해 운영이 좀 다른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백정희: 작년은 누구나 힘든 시기였죠. 작은도서관도 피해 갈 수 없었는데요. 이 곳은 만남과 활동이 일어나는 곳인데 휴관을 반복하다보니 침체를 겪기도 했습니다. 비대면 운영을 발빠르게 수용하고 응용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죠. 올해는 보다 체계적인 방역 시스템을 만들고 대면/비대면 혼합 방식으로 전환해서 적극적이고 탄력적으로 운영해보고자 합니다. 어려울 때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또 한번 우리가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고양시작은도서관협의회 총회 2021.1월


임은정 : 시민 모두가 비대면 시대가 낯설어 우와좌왕했던 한 해였었지요. 앞으로 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바램이 있다면요?


백정희 : 소소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길 바랍니다. 마스크 너머로 눈을 마주치는 특별함도 꼭 느껴보기 바랍니다. 우린 함께 할 때 더 많이 배울 수 있고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거 아닐까요?


임은정 : 긴 인터뷰에 유익한 말씀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지요?


백정희 : 다양한 경험을 한다 해도 개인의 삶에는 한계가 있죠. 그래서 우린 만나고 공유합니다. 그리고 책을 통해 다른 세상을 보게 되죠. 이 과정이 모두 평생학습의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가 위기를 주었지만 또 다른 깨달음을 줬다고 봐요. 소통과 만남의 중요성, 그리고 방식의 다양성을 다시 생각하고 발전시켜주었다고 생각해요. 변하지 않는 건 우리죠. 그래서 작은도서관도 미래의 역할을 고민합니다. 삶의 방식이 바뀜에 따라 활동의 방식과 영역이 다양해질 테니깐요. 함께 성장하는 힘이 작은도서관을 키운다고 생각합니다. 


벌써 새 순같았던 잎들이 제법 넓어지고 초록을 자랑한다.

삶의 터전 깊숙이 들어와 같이 호흡하며 성장하는 공간.

우리의 일상을 담고, 우리의 일상에 어느 새 자리잡고 있는 작은도서관.

그야말로 동거동락하는 곳이었으며

배움과 성장을 낚고 낳고 그리고 천천히 나아간다.

또 그렇게 같이 어울렁 더울렁 지금처럼 행복이 익어가는 곳이기를 바래본다.


  

 

(인터뷰/글) 임수정 l 사부작 사부작 웹진 기자

※ 만나고 싶은 고양시 평생학습 동아리나 인물이 있으신가요? 

“의견내기”를 통하여 알려주세요! 

 

의견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