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브런치 작가로 선정 되었습니다.’</i>
투명한 햇빛과 살랑이며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땀방울을 흘리며 뛰어놀던 아이들의 살아 숨쉬는 그 존재의 순간들이 여러 편의 영화로 마음에 남아있다. 해마다 8월이면 꼭 그 나무 자리에 와서 뻐꾹뻐꾹 울던 뻐꾸기, 간식 시간이면 아이들 곁으로 내려와 동그란 까만 단추 같은 눈을 반짝이며 입을 쫑긋거리던 청설모, 허리를 굽혀 무심히 주워들었던 도토리 한 알에 매달려있던 10센티나 되는 긴 뿌리...그 전율. 스쳐지나가 허공으로 사라진 그 시간들을 기록해 보고 싶었다.
그러나 마음만 굴뚝같았지 숲 체험 다녀와 씻고 밥 먹고 나면 쉬고 싶은 마음뿐 컴퓨터 열기가 쉽지 않았다. 여기저기 숲 글을 몇 편 남겨두기는 했지만 언젠가는 시간의 순서대로 정리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한양문고에서 ‘브런치 작가과정’을 진행한다는 홍보 글을 카톡에서 보았을 때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이었다. 이제 그 때가 왔구나! 싶었다. 더구나 시에서 진행하는 무료강좌라니 고마운 마음과 함께 세금 내는 보람이 있구나 싶었다. 당장 신청했다.
어떤 강의가 펼쳐질까? 궁금한 마음으로 첫 강의를 들었다. 브런치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우선 들어나 보자!’라는 마음으로 강의를 들었다. 첫 강의를 열어주신 스테르담 작가님 강의는 우선 사람에 대한 감동이 있었다. 빼곡히 준비한 영상 자료 글에서 강의 내용이 체계적이고 강의 기법에 대한 연구도 많이 했다는 느낌을 주었다. 본인의 일상이 어떻게 글이 될 수 있는지 가지고 있는 모든 스킬을 주머니 털 듯 탈탈 털어서 우리들에게 다 내어주셨다. 내 일상 나눠보기- 글감 뽑아보기- 메시지 담아 글쓰기. 생각 즉시 메모하기. 명언 첨가하기 등.
‘자잘한 내 일상도 한편의 글이 되는구나!’ 생각되니 글쓰기의 새로운 관점을 얻는 느낌이었다. 회사 일을 하면서 글쓰기까지 ‘힘드시지 않느냐?’고 묻자 오히려 ’글쓰기가 힐링의 시간‘이라고 신선한 답을 주셨다. 대기업에 다니면서 책을 수권 출간한 출간 작가답게 체계적이고 섬세하고 성실한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마야 작가님도 나이답지 않는 차분함으로 따듯하고 진지한 자세로 강의를 해주셨다. 수강생 한 사람 한 사람 자상하게 피드백을 주었고 어려운 시절의 경험담도 아낌없이 내놓았다. 글 쓰는 사람은 우선 사람이 되고나서 글을 써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숙하게 그린 세밀화에 대해서도 ‘자연치유 글과 함께 실으면 힐링!’이라며 함께 공감해주어서 고마웠다.
강의를 듣고 나서 브런치 글들을 탐독했다. 다양한 정보 글과 함께 감동적인 글들도 많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찾아 읽었다. 관심사만 검색하면 관련 글들이 주르륵 떠주니 신기하고 편리하고 브런치라는 툴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또 댓글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고시원이나 소아암 병동같은 만나기 어려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어 여러 이웃을 사귀는 느낌도 들었다. 시골살이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만난 소아암 병동 이야기를 읽으며 눈물을 펑펑 흘리기도 했다. 나도 이런 툴을 가지고 글을 쓰면 자극도 받고 잘 써질 것 같았다.
그러나 읽다보니 내가 쓰고 싶은 글들과는 거리가 있어보였다. 거의 젊은 사람들 이야기가 대부분이고 문체도 강하고 사건 위주의 글이 많았다. 젊은 독자들이 내 글을 읽으려 할까? 라는 의구심도 들었다. 브런치가 매력적인 툴이기는 하지만 ‘나하고는 맞지 않는 것 같아.’하며 마음을 접었다.
‘그냥 내가 쓰고 싶은 글을 내 식대로 써야겠다’. 나는 자연과 아이들에 대한 단상을 수채화처럼 담담하게 써보고 싶었다. 전에 꾸려놓은 네이버 블로그를 손질해서 그 곳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9월에 시작해서 20편은 쓴 것 같다. 글쓰기를 하며 더위를 잊었다. 그러나 피드백없이 글을 쓰니 재미가 없고 목표가 없으니 이내 심드렁해졌다. 글쓰기 아니라도 할 일이 많은데 무용하게 내가 왜 이걸 하고 있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글쓰기 모임에라도 나가볼까 궁리를 하고 있는데 고양시 평생교육과에서 문자가 왔다.
‘컨설팅! 그래 컨설팅을 받아보자!’

조기준 작가님의 조언은 내 글이 한편의 담담한 수묵화처럼 읽기에는 좋은데 이런 글은 6-70년대식 에세이 쓰기이다. 수묵화에 점을 찍듯 사건이 하나 들어가면 더 생동감이 있겠다.
요즘 식물에 대한 책이 인기이니 자연에 대한 글도 수요가 있을 것이다.
숲학교 이야기나 귀농일기, 숲 치유 이야기도 좋다.
사건이 있는 글이 아니라서 꼬리글은 무난하다.
사진을 활용하면 자연 치유의 느낌을 풍성하게 어필할 수 있다.
작가 소개에서 내가 무얼하는 사람인지 명확하게 쓰라.
컨셉은 2개 정도면 좋겠다.
조기준 작가님 조언을 바탕으로 작가신청을 해보았다.
5일이 지난 후 컴퓨터를 열어보니
‘브런치 작가로 선정 되었습니다.’
작은 일이지만 내가 노력해서 얻은 결과라 기쁘다. 날마다 수행하듯 꾸준히 글을 써야겠다.
‘왜 글을 쓰느냐?’고 묻는다면 나에게는 글을 씀으로서 내 인생의 시간들을 정리하고 잘 보내주는 느낌이 든다. 마음이 가벼워지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또 이웃과 소통하는 작은 창을 하나 가지게 되어 반갑다. 어려운 이 시대 사람들과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며 작은 사랑과 위안을 나누고 싶다.
(글/사진) 이현주 l 브런치 작가 물푸레, 브런치 작가과정 학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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