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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호 우리 집에는 동박새가 삽니다.

시스템관리자 2026-03-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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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모처럼 화창하던 주말 아침, 창밖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동백꽃에 사는 새, 동박새입니다. 우리 집 뒤 뜰의 매실나무를 찾아온 것이 지난해 겨울이었는데 일 년 만에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겨울이 되며 일찍부터 동박새의 모습을 사진기에 담기 위해 기다렸는데 1월 중순이 되도록 소식이 없기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걱정했습니다. 다행히 동박새는 부부는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나 매실나무 가지 사이를 오가며 먹이를 찾고 있습니다.

 

한겨울 우리 집을 찾아온 동박새
연둣빛 깃털과 하얀색 눈 테가 매력인 동박새

 

따듯한 남쪽 지방에 사는 새를 엄동설한에 경기 북부의 정발산 아래에서 만난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입니다. 동박새를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앙증맞은 작은 몸집과 밝은 연둣빛 깃털, 그리고 무엇보다 눈가의 하얀색 눈 테는 물감으로 정교하게 그려 놓은 듯 동그랗습니다. 동박새는 부부는 어찌 이리 금실이 좋은지 항상 짝을 지어 다니며 수시로 서로 기대어 깃털을 다듬어 주곤 합니다. 그 진한 사랑놀이를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행복해집니다. 동박새는 노래도 잘합니다. 메마른 나뭇가지 사이에서 울리는 또렷한 목소리, 그래서 옛사람들은 동박새를 노래하는 새무리인 명금류(鳴琴類)로 분류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문득 ‘동박새를 고양시에서 보게 된 것이 과연 좋은 일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벌써 두 해 겨울을 한 쌍이 꾸준히 찾아온다는 것은 근처에 둥지를 틀고 번식하며 살아가는 텃새가 되었다는 이야기인데, 꽃의 꿀을 따며 살아가는 동박새가 이 겨울에 이곳에서 무엇을 먹고 살아가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공원이나 마을에 거두지 않은 과일을 먹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지만, 직박구리와 같은 몸집이 큰 새들 속에서 먹이 경쟁을 하며 사는 삶이 녹녹하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동박새를 위해 매화나무 가지에 귤과 사과, 감을 잘라 담은 모이통을 걸어 두었습니다. 그 뒤로 동박새 부부는 이른 아침이면 우리 집 뒤뜰에 와서 먹이를 먹고, 햇살이 비추는 나뭇가지에 앉아 서로의 깃털을 골라주다 가곤 합니다.

 

모이통에 담긴 과일을 먹는 동박새
따스한 햇살 아래 서로의 깃털을 골라주는 동박새 부부

 

최근 동박새는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서 종종 관찰되고 있습니다. 제주도나 남쪽 바닷가와 섬 지방에 주로 사는 새가 한반도 허리까지 올라온 이유는 무엇일까? 당연히 겨울의 평균 기온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지구온난화라 부릅니다. 즉 기후변화의 징조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생물들의 서식지도 확장하지만, 거꾸로 서식지가 바뀐 생물들은 새로운 환경에 맞닥뜨려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됩니다. 동박새를 고양시에서 보는 것을 마냥 좋아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에 맞닥뜨린 우리의 미래도 이와 비슷하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지구는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뭇 생명의 공동 집이고, 씨줄과 날줄로 견고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위기는 함께 찾아오는 것입니다. 다만, 우리는 기후환경이 더 빠르게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선택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우리가 ‘탄소중립’ 생활을 선택한다면 기후재앙은 늦추거나 피할 수 있습니다. 생활 속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화석연료(석탄이나 석유)를 줄이기 위한 생활 속의 실천은 자가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이나 걷기를 생활화하는 것, 겨울철 난방온도와 여름철 냉방 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하고, 석유에서 유래한 플라스틱 용기나 합성섬유제품을 줄이는 것 등 매우 다양합니다. 친환경에너지를 늘이고, 탄소흡수원인 숲이나 습지를 지키고 넓히는 활동을 지지하고 대안을 만들어내는 일에 몸과 마음을 모을 때입니다. 우리의 일상이 변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동력은 학습입니다. 고양시에서 기후환경 관련 학습활동이 활발해지길 바라봅니다.

 

 

 

(글) 이은정 l (사)에코코리아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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